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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 지하철1원 벌기 2023. 11. 27. 21:32
아침에 가득 찬 지하철이 여전히 낯설긴 하지만 이제는 익숙해져간다. 다만 무언가 확연히 다른 것은 내가 그래도 여기서는 작은 키가 아니라는 것. 시루떡처럼 가득 찬 곳에 사람들의 머리가 떡위에 뜬 팥처럼 보인다. 옴짝달싹 못하는 지하철에서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고 그저 다른 사람들을 3인칭으로 내가 마치 처음 여기에 있는 것처럼, 여기에 속해있지 않는 사람인 것처럼 타인들을 마주하면 무언가 보이는 것들이 있다. 우선, 지하철이 흑백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아무런 대화도 말소리도 없이 지하철 운행의 소음과 그 적막을 깨는 기관사님의 안내방송이 다 인 곳에서 그저 각자의 행선지로 나아가고 타고 내린다. 그 일련의 행위들의 반복 속에 삶이란게 유지되고 지속 되겠지만. 그 속에서 나를 조금 멀리 내어두고 보면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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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칵.1원 벌기 2023. 11. 27. 16:15
지난 주 토요일. 모두가 집에서 안나오기로 약속이라도 한 듯. 집을 나서는 길, 지하철을 타는 역사 내에는 조용한 적막만 흐른다. 이윽고 도착한 지하철 내에 드문드문 빈 자리가 보이고 앉아가는 것이 조금 낯설지만 그래도 기쁜 마음으로 앉아간다. 평일과 같이 게임이나 한판 하면서 시간이 더 빨리가길 바랄까 싶다가도 5일의 피로와 주위에 적막을 깨기 싫어 그 속에 나도 묻혀 잠깐 졸기를 선택했다. 그리고 깨어 환승역에서 지하철을 갈아탔다. 비어있는 한 자리가 있었지만 어느 분께서 2자리 모두 애매하게 차지하고 계셔서 앉을 수가 없었다. 노려본다. 내 눈에서는 레이져가 나오지만 아무런 미동도 없었다. 내가 졌다. 잠에서는 덜 깨었고 다리는 아프고 가방은 무거워서 속으로 투덜투덜 불평하고 나아가는 사이. 지하철..